"법치주의 선진화와 국정운영(거버넌스)이 개선되면 장기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3배 상승할 수 있다."
정부 거버넌스 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대니얼 카우프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이 한국의 선진국 도약 해법으로 법치 선진화를 제안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제 참모로도 유명한 카우프먼 선임연구원은 24일 매일경제신문과 재단법인 행복세상이 주최한 `제2회 법질서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한국은 글로벌 경쟁력 분야에서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큼 큰 진전이 있었지만 법치와 부패 통제를 통한 경쟁력은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콘퍼런스를 주최한 김성호 행복재단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법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법질서 의식의 확장과 함께 사회구성원들이 존중하고 지킬 수 있는 법제도의 정비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법질서 확립은 사회발전과 선진사회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도 이날 축사에서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폭력과 떼법이 통하는 사회라는 인식이 불식되지 않고 자신의 이념과 정치적 목적에 따라 법을 위반하고 이를 부추기는 행동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의견과 생각이 다를수록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최근 발표한 `2009년 세계 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57개국 중 27위를 기록했다. 항목별로 과학 인프라스트럭처(3위) 고용(12위) 재정정책(14위) 등에서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음에도 무형자본에 해당하는 기업 관련 법규(48위) 사회적 인프라스트럭처(51위) 노동관계(56위) 등에서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조사한 `2008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도 한국의 국가경쟁력 지수(GCI)는 134개 대상 국가 중 13위로 높았지만 노사협력 부문이 95위에 머무는 등 주요 무형자본 관련 항목이 평균보다 크게 떨어졌다.
카우프먼 선임연구원은 "칠레와 아일랜드는 법치 선진화와 국정운영 개선을 통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배가량 상승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며 "부패 통제와 법치의 경쟁력이 강화되지 않는다면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은 보장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차문중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기업경제연구부장도 `법질서와 안정적 경제성장`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지난 1990~2006년 세계 주요 국가의 법질서 수준과 경제성장을 비교해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국가일수록 법질서 수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차 부장은 "법질서 수준이 극히 낮은 국가가 같은 기간에 겪은 경제위기는 평균 2.3회에 달하지만 법질서 수준이 높은 국가는 평균 0.4회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카우프먼 연구원과 함께 기조강연에 나선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현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법질서는 기업과 국가 경제의 체질을 선진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97년 외환위기 때는 과감한 구조조정 처방으로 기업의 가치창출 능력이 높아졌다"며 "법질서 준수와 기업의 투명경영으로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획취재팀 = 이창훈 팀장 / 이재철 기자 / 방정환 기자 / 고승연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매일경제 6월 24일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