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25쌍의 하모니 "행복이 흐릅니다"
35주년 공연하는 서울싱잉커플즈 "우린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합창단" "함께 합창 연습 하기에 부부싸움 해도 금방 화해 인생이 즐거워졌어요"
지난달 31일 저녁 서울 반포동 서래마을의 한 건물 지하에 있는 노래연습실로 부부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다. "코스모스 너는 가~을의 새아씨 외로운 이 밤에 나의 친구로다…." 10여분 뒤 25쌍의 부부가 만들어 낸 화음이 100㎡(약 30평) 연습실 가득 울려 퍼졌다. 손에 들거나 악기 받침대에 올려놓은 가곡 '코스모스를 노래함'의 악보는 오랜 연습 탓인 지 색이 바랬다.
30~60대인 이 부부들은 올해로 창단 35주년을 맞은 부부합창단 '서울싱잉커플즈' 단원이다. 서로 친하던 다섯 부부가 "우리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취미생활을 함께 해보자"고 제안해 시작된 모임이 어느덧 50명 규모의 번듯한 합창단으로 성장했다. ▲ 지난달 31일 서울 반포동 서래마을의 한 건물 지하 연습실에서 지휘자 오세종(맨앞)씨와 서울싱잉커플즈 단원들이 활짝 웃고 있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저녁 모여서 연습했고, 벌써 30회나 정기연주회를 했다. 이 날은 오는 14일 오후 5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창단 35주년 기념 연주회'를 앞둔 보충연습이다.
"물 긷~는 아가씨 고개 숙~이지~." 테너·베이스를 맡은 남편들의 음성이 흘러 나왔다. "아가씨예요, 아가씨! 지금 아가씨가 아니고 머슴이라고 하는 것처럼 노래했어"라고 지휘자 오세종(63·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씨가 지적하자, 진지하던 연습실은 웃음바다가 됐다. 연습은 2시간 내내 유쾌하게 진행됐다. 경쾌한 리듬의 곡 '밀양 랩소디'를 부를 땐 발로 박자를 맞추거나 손가락으로 '딱' '딱' 소리를 내며 장단도 맞췄다.
서울싱잉커플즈 박문현(47·한의사) 이사장은 "팍팍한 현대생활에서 이렇게 1주일에 한 번씩 만나 취미를 함께 하니 삶의 질이 높아 지는 것 같다"며 "젊은 부부 단원이 더 많이 들어와 세대를 이어가는 합창단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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